미디어시티展 (MEDIACITY), 양평군립미술관

아트 리뷰2020. 2. 18.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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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립미술관 안내에 따르면 '미디어 시티(Media City) 展은 인터랙티브 아트, 인공지능, 빅 데이터, VR, AR, MR 등 다양한 시·지각예술이 접목되어 과학과 예술이 만들어낸 뉴미디어 아트 전시로 양평군립미술관이 개관 8주년을 맞이하면서 기획한 겨울 프로젝트'다. 명작을 미디어와 접목해서 전시하는 등의 디지털 전시가 아닌 그 자체로 예술성을 갖는 '미디어 아트' 전시인 데다 개관 8주년 기념이라는 점에 기대가 컸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와는 별개의 문제로 전시에 실망하고 말았다.

   미디어 아트 - 특히 인터랙티브 아트 - 는 관객의 체험과 몰입을 통해 예술을 경험한다. 물론 이러한 작품들은 기존의 것들과는 달리 기술적인 측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가 많다. 그러나 그걸 관리, 감독해야 하는 게 미술관이다. 그게 되지 않는다면 기획 단계에서 포기했어야 한다. 그걸 예측하지 못했고 그래서 관객이 제대로 된 감상을 하지 못했다면 이건 전부 미술관의 책임이다.

   더불어 이번 전시는 작품의 배치, 동선 등 전시 기획을 제대로 했는지 싶을 정도로 엉망이었다. 예컨대, 이이남의 작품 '다시 태어나는 빛- 피에타'는 조악하게 인쇄된 성당을 배경에 두었는데 차라리 배경을 제거했다면 작품이 더 돋보였을 것이다.

   이쯤 되면 학예사가 없는 게 아닌가 싶어 조직도를 살펴보니 학예연구실장이라는 직책이 분명 있었다. 그러다 흥미로운 기사 몇 개를 발견했다. 요약하자면 양평군청이 미술관 운영에 경험이 없는 비전문 단체에 위탁을 맡겼다는 내용이었다. 수긍하고 말았다.

   그날 전시에는 자녀들과 함께 온 어머니 두 분이 있었다. 그리고 미술관엔 훌륭한 작품들이 방치되어 있었다. 관람객도 작가들도 왜 분노하지 않을까? 나는 이런 문제에 굉장히 실망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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