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진 : VOICE (Jungjin Lee : VOICE, 2020), PKM gallery

아트 리뷰2020. 2. 6.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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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진의 작품은 독특한 질감이 있다. 한지에 사진 유제(photo-emulsion)를 발라 배접하듯이 인화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작가의 근본적인 사색의 결과물, 이른바 주제성이 더욱 또렷하게 나타난다. 어쩌면 그녀의 작품은 그게 전부라고 봐도 좋을 정도다.

   'Voice'는 단순히 대형 사진 연작이 아니다. 이번 작품들은 고화질 스캔과 디지털 인쇄라는 과정을 거쳤다. 그러므로 한지는 더이상 최종 결과물이 아니다. 닥종이 표면에서 느껴지는 까슬함, 거칢 등을 일부러 제외시킨 것이다. 그럼에도 독특한 질감은 여전히 살아있다. 매끈하게 박제 처리했어도 작가의 눈길이 고뇌가 사색이 남았다. 이 전시는 그런 점이 흥미롭다. 소재가 가진 이점을 버리고도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면 그걸 제외한 그 무언가, 이를테면 작가의 예술성 같은 것이 그녀 작품의 전부라고 봐도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