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2게더 (Sing 2, 2021)

필름 코멘트2022. 1. 13. 04:41

  화려한 라인업과 명곡들의 향연으로 흥행에 성공했던 <씽 (Sing, 2016)>이 <씽2게더 (Sing 2, 2021)>로 돌아왔습니다. 영화의 주요 무대를 엔터테인먼트의 도시 '레드 쇼어 시티'로 옮기는 한편, 전작의 매튜 맥커너히, 스칼렛 요한슨, 태런 에저튼, 리즈 위더스푼, 토리 켈리는 물론이고 할시와 U2의 보노까지 영화에 참여하면서 분명 더 화려하고 풍성해졌죠. 주연들이 초식 동물로만 구성되었다는 전작의 비판을 의식했던 건지 늑대와 사자가 주요 배역으로 등장하기도 하구요.

 

   극을 올리기 위한 준비가 전작이었다면 이번엔 본격적인 쇼가 진행됩니다. 갈등 요소 또한 이와 관련된 것들이죠. 예컨대, 레드 쇼어 시티에서 공연하는 게 평생의 꿈이었던 '로지타'는 '포르샤'에게 주연 자리를 뺏긴 상실감과 싸웠고 '조니'는 춤을 '미나'는 사랑을 무대에서 보여주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물론 이번에도 '문'은 자기 입으로 지은 죄를 수습하기 위해 노력하죠. 아내인 '루비'를 떠나보내고 15년간 세상을 피해 은거한 '클레이 칼로웨이'를 섭외하지 못하면 목숨이 날아갈 판이거든요. 여전히 좌충우돌하지만 영화는 전작이 그랬듯 훌륭히 공연을 성공시키며 마무리 됩니다.

 

  유명한 곡들과 화려한 볼거리에 분명 즐거운 작품이었지만 찝찝한 구석도 좀 있었습니다. 바로 그들의 갈등 해소가 그다지 감동적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건 아마 '로지타'가 주연을 뺏길 때나 '조니'가 '클라우스'에게 무시당할 때, 공감할 수 없었던 것과 같은 이율 겁니다. 그들의 서사가 관객에게 충분히 전해지기도 전에 무수한 노래와 사건들이 모든 걸 휩쓸고 지나갔기 때문이죠. 물론 감상하는 사람에 따라 그건 충분히 바뀔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이 캐릭터들의 문제는 여전합니다. 그들이 너무 개인적인 다시 말해, 보편성을 상실한 이유로 갈등하고 있다는 겁니다. 예컨대, 전작의 '로지타'는 가정주부가 꿈을 꾸는 것에 관한 이야기로 '조니'는 꿈을 제대로 펼칠 수 없는 가정환경으로 공감을 끌어낸 반면, 이번 영화에서 그들은 어딘가 배부른 고민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거죠.

 

   '문'의 경우는 좀 더 심각합니다. 전작이 무너진 자신의 공연장에서 다시 한번 꿈을 틔워내는 거였다면 이번엔 아주 다릅니다. 극장 소유주와의 계약부터 거짓이었던 데다 남의 극장을 무단 침입, 점거하고 공연까지 강행하죠. 마치 꿈을 위해선 불법이든 뭐든 해도 된다는 것처럼요. 박스석에 앉은 '문'의 흐뭇한 미소로 영화는 막을 내리는데 이건 전작의 오프닝과 연관된 장면이겠지만 어쩐지 이번 미소는 다소 섬뜩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마치 다 커서 <나 홀로 집에>의 '케빈'을 다시 보게 된 느낌 같은 거랄까요?

 

  물론, '애쉬'는 서사적으로 좋았습니다. 그녀는 분명 전작보다 성장했고 그 결과 '칼로웨이'를 무대로 이끄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죠. 함께 부르는 <씽2게더>라는 면에선 절반 이상이 그녀의 공이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씽2게더>는 전작보다 못하진 않았지만, 더 나았다고 보기도 어려운 후속작이었습니다. 확인된 사실은 아니지만 3번째도 계획 중이라는 소문이 있던데 부디 다음엔 몸만 아니라 마음도 들썩거리게 해주면 좋겠네요.